가격 : R석 38만원, S석 28만원, A석 19만원, B석 12만원, C석 6만원[프로그램]라벨, 쿠프랭의 무덤 M.68클라우스 메켈레 & 파리 오케스트라객원악장 Andrea Obiso(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오케스트라 악장)관람좌석 : (초대) R석 1층 C구역 19열 9번두 번째 곡은 <어미 거위 모음곡>.이 작품은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의 전래 동화와 다양한 동화들을 모티브로 하였다. 당초 이 곡은 6세의 미미와 7세의 장이라는 어린이들을 위해 피아노 연탄곡으로 작곡됐다. 이후 관현악 모음곡, 발레 버전으로도 라벨이 편곡을 한 것이다.플루트의 아름다운 선율로 시작되는 '숲속 공주의 파반느'는 우리를 동화 속의 나라로 빠져들게 했다. 저 깊은 숲속에 잠들어 있는 공주까지 우리 선율로 하여금 우리를 이끌고 가는 것 같았다. 이어지는 '작은 엄지'에서는 아래 깔리는 현 위에 목관악기의 선율이 연주되며 라벨 특유의 그 분위기가 이어진다. 중간에 새소리처럼 들리는 소리도 나오기도 했다. 현의 베이스 위해 색채감을 더하는 목관악기들이 돋보였다. '파고다의 여제 레데로네트'는 동양적인 분위기도 있지만 잉글리시 호른, 하프, 첼레스타, 탐탐, 실로폰 등이 등장하면서 다채로운 소리들을 느낄 수 있었다. 가끔 앞선 <쿠프랭의 무덤>의 '전주곡'이나 '리고동'을 연상시키는 부분들도 있었다. '미녀와 야수의 만남'에서는 왈츠 박자 위에 클라리넷의 아름다운 솔로 등으로 우아한 왈츠가 펼쳐지다가 갑자기 콘트라바순이 등장하는데, 마치 야수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 '요정의 정원'이 정말 좋았다. 아름다운 선율을 세밀하게 강약 조절을 하면서 정말 얇은 층을 쌓아내며 빌드업하는 메켈레의 세심함이 돋보였다. 선율적으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그의 손길과 '무릎(!)'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악장 Andrea Obiso의 솔로, 비올라 수석의 솔로의 솔로도 돋보였다. 그렇게 음형이 꽃이 천천히 피는 것처럼 점점 끌어올리면서 요정의 정원에 꽃이 만발했다.[공연정보]장소 : 롯데콘서트홀2025년 6월 14일(토) 17:00라벨, 어미 거위 모음곡 M.60생상스, 교향곡 3번 c단조 Op.78 "오르간"[출연진]관람시간 : 120분(인터미션 20분)[앙코르]가장 기대했던 생상스의 <교향곡 제3번 '오르간>. 지난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내한 때도 왔던 오르가니스트 뤼실 돌라(Lucile Dollat)가 함께하였다. 이미 한 번 본 적이 있다고 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연주는 전체적으로 현을 강조하는 것이 느껴졌다. 현 파트는 저음에서의 보잉을 강하게 가져가면서 지난 <환상 교향곡>보다 터프한 면모를 보여줬다. 다이내믹도 더 크게 가져갔는데, 크레셴도에서의 음량의 최대치의 기준을 더 높인 느낌이었다. 다만 그러면서 목관 파트의 소리가 상대적으로 가려지는 경향이 보이기도 했다. 한 번 더 느꼈지만 파리 오케스트라의 합이 정말 좋았다. 메켈레의 손끝, 어깨, 몸짓 한 번에 바로 반응하였고, 전혀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1악장 후반부 포코 아다지오로 넘어가면서 오르간이 화음으로 등장하고(그런데 딱 이 부분에서 크게 문자 알람 소리가 울리면서 흐름이 어긋나는 느낌이 있었다) 그 위에 얹히는 현의 선율을 메켈레는 차분하게 만들어갔다. 명상적이라는 느낌까지 들 정도의 유려한 칸타빌레를 들으면서 11월 RCO와의 내한 때 연주할 말러의 <교향곡 제5번> 중 4악장 아다지에토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2악장으로 넘어가면서 현의 강한 보잉을 통한 연주 다시 열정적인 흐름으로 돌아온다. 프레스토에서 피아노의 아르페지오와 목관 악기들의 현란한 유희가 펼쳐진다. 다시 2악장 처음의 주제부가 나오고 메켈레는 점점 빌드업을 시작한다. 자취를 감췄던 오르간에게 레드 카펫을 깔아주기 위해서다. 결국 이 곡은 '오르간 교향곡'이지 않은가. 2악장 마에스토소에서 엄청난 굉음으로 등장하는 오르간은 쾌감을 줬다. 오르간과 악단 사이의 소리 밸런스 신경을 많이 썼던 크리스티안 마첼라루와 다르게 메켈레는 오히려 오르간의 힘을 온전히 모두 다 쏟아부었다. 악단의 소리가 조금 묻히더라도 오르간을 통해 관객들에게 이 곡의 주인공이 오르간이라는 점을 각인시켰다. 중간에 특히 루바토를 통해 오르간의 소리를 더 끌기도 하였다. 그리고 점점 기세를 몰아 휘몰아치면서 마무리를 하자 바로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곡이 끝나고 이렇게 기립박수가 쏟아지는 것을 정말 오랜만에 봤다. 사실 하나씩 뜯어보자면 연주 자체가 부족한 부분들도 많았지만 메켈레는 이 곡의 본질을 깨닫고 있었고, 어떻게 해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잘 아는 것 같았다. 결국 슈퍼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