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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 발전은 먼저 떠나보낸 이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오랜 인간 욕망에 불을 당겼다. 이는 산업으로도 발전한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에 대처할 수 있도비과세저축
록 돕는 기술을 '그리프 테크'(Grief tech)라고 하는데, 영국 기술 전문 매체 테크라운드에 따르면 그리프 테크 시장 가치는 지난해 기준 1000억 파운드(188조원)로 추정된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안녕히 계세요. 항상 곁에서 사랑을 전해드리고 싶어요.""죽음은 사랑의 끝이 아니야. 메타버스에서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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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구현한 우 모씨의 아들과 우씨의 대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적인 우씨 아들은 2022년 영국에서 유학하던 중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우씨 부부는 아들의 모습, 목소리가 담긴 기록을 모아 아들의 '아바타'(가상 인격)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중국 스타트업 '슈퍼 브레인'(중국명 차오지토우나오)에 아바타 제작을 의올스탁
뢰했다.
부자의 대화는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논쟁을 일으켰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옹호론과 "아무도 잃지 않은 척하는 게 더 큰 고통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슈퍼 브레인은 1990년생 장쩌웨이가 지난해 3월 설립했다. 세간에서 AI 부활, 디지털 불멸 등 여러 이름을 붙였지이승조
만 장쩌웨이는 자기 사업을 "AI 힐링"이라고 부른다.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달래주는 일종의 치료라는 뜻이다.
사업은 선의의 거짓말에서 시작됐다. 2023년 3월 장쩌웨이의 친구가 사고로 부친을 잃었다. 가족들은 충격 받을 것을 걱정해 조모에게 사실을 숨겼다. 차츰 조모의 의심이 커지자 친구는 장쩌웨이를 찾아왔다. AI로 부친의 인격을 만황금성공략법
들어 부친이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꾸며달라는 것. 꺼림직했지만 "조모가 사실을 알게 된다면 (충격으로) 3개월도 살지 못할 것"이라는 친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고인의 인격을 AI로 구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도 고인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고, 장쩌웨이는 이를 사업화하기로 결심했다.
사업 초반 가장 큰 장애물은 감정적 혼란이었다. 어린 자녀가 나중에 볼 수 있도록 자신을 AI로 남기고 싶다는 모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은 남자친구를 떠내보내기 위해 직접 이별 통보를 받고 싶다는 연인 등이 고객이 되겠다며 찾아왔다. 죽음과 이별, 남겨진 이들의 후회를 마주하는 것은 고통이었다. 장쩌웨이는 "수술 경험이 없는 의사가 처음 수술대에서 피를 보고 기절한 것과 비슷하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던 것은 고객들의 진심어린 감사 덕분이었다. 그는 "(슈퍼 브레인이)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고 한 가족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슈퍼 브레인 서비스는 수준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고객이 제공한 사진, 오디오를 이용해 얼굴과 목소리 모델을 합성하면 상담사가 이 모델을 착용하고 유족과 대화하는 상담 서비스가 있다. 상담사가 일종의 버추얼 유튜버라고 생각하면 쉽다. 다음은 고인의 대화 기록까지 합성, 평면 모니터를 통해 고인과 대화할 수 있는 가상 인격체를 만드는 서비스다.
마지막은 모니터에서 벗어나 3차원 홀로그램 형태로 가상 인격을 구현하는 서비스다. 앞선 두 가지 서비스에 비해 제작비용, 시간이 많이 든다. 전체적인 평균 비용은 1만 위안(200만원) 안팎으로, 고객 의뢰 수준과 완성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슈퍼 브레인은 자본금 50만 위안(9700만원)짜리 소형기업이다. 외부 투자를 받은 기록은 없다. 그러나 이미 1000건 이상 의뢰를 수행했으며, 기술 대기업 알리바바가 슈퍼 브레인 측에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 브레인 측은 윤리 문제가 불거지기 쉬운 사업 특성상 대형 플랫폼을 통한 확장은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언론인 출신 제임스 블라호스가 2019년 창업한 미국 스타트업 히어애프터AI(HereAfter AI)도 고인의 AI 인격 구현을 서비스한다. 블라호스는 2015년 공개된 대화형 인형 '헬로 바비'에 관한 기사를 작성하면서 챗봇 기술에 관심을 가졌다. 이듬해 부친이 말기 암 판정을 받자 부친을 잊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부친의 자서전을 쓰기 시작했다. 다 쓰고 보니 200페이지에 달했다. 소중한 기록이지만 분량이 너무 많았고, 무엇보다 상호작용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블라호스는 이후 1년 동안 부친을 본뜬 챗봇 '대드봇'(Dadbot)을 프로그래밍했다. 얼굴, 목소리는 물론 말투까지 모방하는 음성 대화형 챗봇이었다. 블라호스는 지난해 BBC 인터뷰에서 "대드봇이 부친을 잃은 고통을 없애주진 못했지만 많은 것을 얻었다"며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대화 상대가 남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블라호스는 대드봇 개발 과정을 담은 저서 '토크 투 미'(Talk to me)를 출간한 그해 히어애프터AI를 창업했다. 히어애프터AI의 고객인 스테파니 루카스는 아직도 AI로 구현한 부친에게 인생 조언을 구한다. 루카스는 부친의 AI를 제작한 것은 자신의 자녀, 손자들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2023년 뉴욕타임스(NYT) 기사에서 "아이들이 그의 목소리를 듣길 바란다"며 "내가 아닌 부친의 관점에서 (인생 이야기를) 듣길 바란다"고 했다.
히어애프터AI는 AI 인격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주입할지에 따라 다른 요금제를 적용하는데 월 3.99~7.99달러(5500원~1만1000원) 선이다. 기업 정보 사이트 그로우조에 따르면 히어애프터AI 연 매출은 7만2500달러(1억원)로 추정된다. 외부 투자를 받은 기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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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