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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회담이 긴장 정기적금 해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전까지 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회담 이후 그는 “핵 문제는 협상과 무관하다”고 했지만, 이미 미중 경쟁의 기저에는 국방과 패권이 있다. 시 주석이 “미중 관계는 거대한 배이며 안정적 항해가 필요하다”고 표현한 것도 이러한 현실을 의미한다. 구조적 갈등이 잠시 멈춘 것일 뿐, 새로 신실하신 운 균형점을 찾기 위한 시험적 조정 성격이 강하다. 미중 모두에게 내치와 외교의 교차점에서 의미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처음 열린 미중 정상회담으로 경제 불확실성을 줄이고, 국내 제조업·농업계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시 주석 역시 경기 둔화와 기술 봉쇄에 직면한 상황에서 외교적 숨통을 트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희토류 유예 조처는 중국이 경제 외국계은행대출 전략 차원에서 자원 무기화를 자제하겠다는 신호다. 시장 불안 완화와 자국 기업의 피해 최소화를 동시에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담 장소가 한국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은 한반도를 미중 전략 질서의 협상 공간으로 재부각시키는 계기다. 트럼프 행정부와 시진핑 주석의 내년 봄 재회는 협상 국면이 단기 서브프라임이란 적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하지만 미중 간 관세 구조, 기술 규제, 대만 문제 등 근본적 쟁점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완전한 화해는 아니다. 각자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한 채 다음 단계 협상의 시간을 벌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미중 관계 안정은 상호 불신의 고리를 푸는 데 달려 있다. 중국은 ‘MAGA’(미국을 더 위대하게)와 충돌하지 않는 발전을 강조하고, 미국은 ‘공정무역’의 명분 아래 시장 접근성을 원한다. 이번 부산 회담은 미중 간 ‘경제 전쟁’이 잠시 휴전 상태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 안정적 항해를 위해 단기적 관세나 자원 조정 이상의 전략적 신뢰 축적이 필요하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두 초강대국의 방향타에 묶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