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출신 신홍규 씨는 "수집 작품 한 점 한 점 중 어느 작가의 작품이 더 뛰어나고 비싸다기보다 정말 훌륭한 작품을 만들었고, 모든 작품이 주는 감동은 똑같다"라고 말했다.


'반 고흐와 현대미술의 만남 : 신홍규 컬렉션' 이 지난달 27일부터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빈센트 반 고흐 작품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 작가 54명의 작품 76점을 시립미술관이 대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작품 소장자인 신갤러리 신홍규 대표는 울산 출신으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국제 미술품 수집가이자, 갤러리스 릴게임무료 트다.
신 대표를 만나 예술가와 소통하며 작품을 수집한 경험, 국제적 갤러리스트로서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고향 울산에서 소장품전을 여는 감회는?
△울산에서 태어나 이 도시의 골목과 공기, 그리고 이곳 사람들의 정을 밑거름 삼아 성장했다. 고등학생 때 홀로 미국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뉴욕으로 떠났지만, 가슴안에는 늘 ''울산'이라는 두 글자가 중심을 지키고 있었다. 그래서 고향 울산시립미술관에서 나만의 개인 컬렉션을 소개하는 이 자리는 그 어느 전시보다도 깊은 의미가 있다. 내 삶의 출발점인 울산에서 이 전시를 함께 맞이하게 돼 더없이 벅차다.
- 열여섯 살에 홀로 미국으로 갔다. 힘들지 않았나?
손오공게임 △기회는 내가 예측하지 않을 때 오고 그 기회를 잡느냐 안 잡느냐에 따라 바뀌는 것 같다.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 도전을 좋아한다. 어린 나이였지만 마음속에 한 가지는 분명했다. 예술이 내 삶을 이끌어줄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뉴욕에서 여정은 늘 순탄하지는 않았다. 갤러리 지하에서 생활, 끝없는 문전박대…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오 체리마스터모바일 늘의 나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를 배웠다.
예술은 언제나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것이다.
- '수집'이 단순한 의미는 아닐듯한데... 특히 고흐 작품은 그럴 것 같다.
△수집 작품 한 점 한 점을 다 좋아한다. 알려지지 않은 작가도 있다. 누가 더 뛰어나고 비싸다기보다 정말 훌륭한 작품을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만들었고, 모든 작품이 주는 감동은 똑같다.
내가 모은 작품들은 단순한 수집품이 아니라, 인생의 방향을 바꿔 준 '선생님'들이었다.
작가들의 손끝에서 태어난 진실과 용기, 그리고 인간의 깊은 감정을 내 삶에 비춰준 빛이었다.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종종 고독하다. 그중에서도 반 고흐는 내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림이라는 언어로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그렸다. 나 역시 힘든 순간마다 그의 그림 앞에서 다시 숨을 고르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 예술은 그렇게, 우리가 흔들릴 때 손을 잡아주는 존재이다. 고흐 작품은 가지고 있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솔직히 사고 나서 (대여로) 집에 걸린 시간은 얼마 안 된다.
- '수집가인가 갤러리스트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는데?
△수집을 좋아해 어릴 때부터 엽서, 페인팅 등을 다양하게 수집했다. 수집 작품을 뉴욕현대미술관, 영국 테이트 모던 등 1년에 150개 이상의 세계적 미술관에 빌려주고 있다. 작품 판매도 즐겁지만, 작가들을 발굴하고 작가들을 세계적 미술관에 소개하거나 사람들이 작가의 천재성을 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 이번 전시 큐레이팅의 원칙이 있었다면? 전시 타이틀은 어떻게 정했나?
△컬렉션 전시는 세 번째다. 이번 울산전시는 전반적 계획과 배열구성을 만드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막상 와 보니 공간과 작품이 너무 달라 수장고에서 다시 골라 왔다. 전시를 만드는 건 작품을 만드는 것과 똑같다. 끝까지 어떤 전시가 나올지 나도 모를 정도다.

전시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몇 단어로 요약한다는 것은 힘들다. '반고흐와 현대미술의 만남'이란 제목은 대중성을 담고 있다. 나는 소외된 작가를 발굴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마 이것에 초점을 맞춘 제목이었다면 일반인들에겐 다소 어려운 제목('초상화')이 나왔을 것이다. 




수집품이 걸린 신홍규 작업실 SHIN HAUS. 울산시립미술관 제공


- 작품 수집 기준은?
△작품은 벽에 걸린 대상이 아니라, 숨 쉬는 기억과 직관이다. 개인마다 좋은 작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 좋은 작품은 빛이 너무 강렬해 세상에 알려지는 것 같다. 좋은 대학을 나온 작가가 있듯, 속박된 감옥에서 창작하면서 우리의 가슴을 울리게 하는 작가가 있다. 사람의 영혼과 관념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깊이가 달라진다.
무조건 유명하다고 작품을 구매하진 않는다. 좋아하는 작품을 산다. 작가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미술관을 찾는다. 그 가운데 자연스레 안목이 생긴다. 많이 보고 미술사를 알게 되면 따라 하는지, 창작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 이번 전시를 관람객들이 어떻게 감상해 주길 원하나?
△이번 울산시립미술관에 걸린 작품들은 단순히 내 소장품을 나열하는 자리가 아니라, 내가 살아오면서 나눈 수많은 인연, 그리고 이 길 위에서 스스로에게 했던 다짐들의 기록이다.
또 울산의 젊은 세대에게 "당신의 세계를 넓히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작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을 고향 울산에서 나누게 된 것은 제 인생에서 큰 축복 중 하나다.
예술을 사랑하는 이 도시의 사람들에게 내가 받은 영감을 다시 돌려드리고 싶다.
관람객들, 특히 울산 시민들이 작품들을 통해 작은 위로와 새로운 시각, 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백을 얻으신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세계적인 미술관을 가지 않아도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울산 시민들이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
이 작품은 어떤 의미일까 하는 틀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하기를 바란다.
-  향후 계획은?
△ 예술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그 의미를 더 많은 분들과 나누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 신홍규 대표는△ 1990년 출생△ 울산 학성중학교 졸업△ 울산 학성고등학교 중퇴 후 미국 이주△ 미국 뉴욕 녹스 고등학교 졸업(The Knox High School)△ 미국 델라웨어대학(University of Delaware) 미술복원학 학사△ 하버드 대학 박물관학 이수△ 2013 ~ 신갤러리(Shin Gallery) 운영△ 2017 ~ 프로젝트 스페이스 개관 등 뉴욕 전시장 3개 운영△ 2019 아트뉴스(ARTnews) 탑 200 컬렉터 특집 소개△ 2021 뉴욕 업스테이트 예술가 레지던시 설립
△뉴욕 나소 카운티 미술관 첫 소장전△ 2025 신컬렉션 '명작의 금고'(KAIST미술관)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