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인권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내부망 자유게시판에서 안창호 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간부와 직원들의 실명 글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인권위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전날 3급 고위공무원 등 3명의 간부가 “안창호 위원장이 거취를 결단해달라”며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올린 데 이어 대전인권사무소 ㄴ사무관, 인권침해조사과 ㄷ서기관, 조사총괄과의 ㄹ사무관이 같은 취지의 글을 내부망 릴게임사이트 에 실명으로 올렸다.
전날 김재석 차별시정총괄과장(3급)은 내부망에 “이제는 위원장님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주시기 바란다. 2년 가까이 남은 임기를 채우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인권보호와 신장을 위해서, 그리고 인권위를 위해서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숙고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박광우 부산인권사무소장(3급), ㄱ과장(4급) 등도 차례로 바다이야기5만 같은 내용의 실명 글을 썼다. 인권위 간부가 실명으로 현직 위원장 퇴진을 요구한 일은 2001년 인권위 출범 뒤 처음이다. 이들이 글을 올리자 17일 오후부터 다른 간부와 직원들의 실명 및 익명 글이 게시판에 쏟아져 올라왔다.
17일 오후 실명 글을 올린 대전인권사무소 ㄴ사무관(5급)은 “12·3 계엄 직후 아무 이야기도 못 했고, 심지 메이저릴게임사이트 어 윤석열 방어권 운운하며 권고를 하였다. 중립이라는 이유로, 혐오를 키웠다”며 “위원장님 이제 결단을 하셔야 할 때다. 위원장님이 있어야 할 곳은, 인권위는 아니다”라고 적었다. ㄴ사무관은 “위원회가 축소되면서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사라지기도 했고, 용산참사나 세월호 때에도 우리는 많이 늦었다. 그래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들도 바다이야기모바일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진심으로, 이 조직을 이렇게 유지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처참하다”고 했다. 이 글이 올라오자 “그대가 나의 동료라는 것에 희망을 느낀다”, “출근하면서 이 글을 읽고 위원회가 어렵고 힘들어도 동료들을 믿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요즘 인권위 너무 처참하다. 위원장이 결단해달라”는 등 수십 개의 직원 댓글이 붙었다.
바다이야기예시이날 오전에는 인권침해조사과 ㄷ서기관(4급)이 실명으로 “우리는 의견이 달랐던 적이 더 많았다. 그런데 어제오늘 저는 과장님들과 동료들의 글을 보며 깊은 울림을 느낀다. 우리는 인권이라는 대전제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인권위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차별이 중립이라는 이름으로 용납될 수 없다. 인권위를 더이상 망가뜨리지 말고 (안 위원장은) 위원장에서 물러나 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라고 썼다. 조사총괄과의 ㄹ사무관(5급)도 실명으로 “안창호 위원장을 국가인권위원장으로 결코 인정할 수 없다. 위원회 소속 직원들 그만 힘들게 하고 교회든 복음법률가회든 제발 본인에게 맞는 자리로 가시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했다. 댓글 중에는 “3·4급 간부와 직원들이 나서고 있는데 사무총장과 국장들은 무엇을 하고 있냐”며 질타하는 내용도 있었다.
내부망의 직원 글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 한 과장급 간부는 한겨레에 “인권위가 1년 이상 제 역할을 못 해 힘들어하던 상황에서 간리(GANHRI,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의 에이(A) 등급 유지 결정으로 직원들이 당황했다가 다시 기운을 차리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설명했다. 6일 간리 승인소위(SCA)는 한국 인권위에 대한 특별심사 결과 직원 보호 조치 강화 등의 권고와 함께 “에이 등급 유지” 결과를 통지했다.
한편 서울 중구 인권위 정문 앞에서는 지난 3일부터 퇴직 조사관들이 점심시간(12~1시)마다 안창호 위원장과 김용원 상임위원의 퇴진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