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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개막한 '세계드론제전' 첫날, 5만여 명이 몰리면서 한탄강 생태경관단지 일대는 '교통지옥'으로 변했다. 도로는 주차장으로 바뀌고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30분 거리 구간을 4시간 만에 도착한 시민도 있었고, 진입을 포기한 채 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거나 걸어서 행사장으로 향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게 국제행사 맞냐"는 볼멘소리가 이어지며 시의 행사 운영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일보 10월13일자 11면 '교통지옥 오명 쓴 '세계드론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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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인천일보는 교통체증의 시작점인 창수면 오가리 교차로를 찾았다. 현장은 엉망이었다. 교통사고로 파손된 가드레일과 충격흡수시설이 방치돼 있었고, 중앙분리봉은 부서진 채 버스승강장과 배수구 주변에 너저분하게 쌓여 있었다. 2차 사고가 날 위험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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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로 파손된 가드레일과 충격흡수시설이 방치돼 2차 사고가 날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 교통사고로 부서진 중앙분리봉이 버스승강장 옆에 방치돼 있는 현장.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도시 미관도 해치영인프런티어 주식
고 있다.





▲ 고가도로 밑에 버려진 중앙분리봉.


특히 포천시와 철원군 행사를 홍보하는 현수막, 정치인 명절 인사 현수막까지 뒤엉켜 도시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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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이 사실을 포천시에 알리자 도로과는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인력을 투입해 비를 맞으며 파손된 시설물을 정리하고 잔해를 모두 치웠다.

전웅배 도로과장은 "관광객들이 포천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도록 즉시 조치했다"며 "앞으로도 시설물 파손은 바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즉각적인 현장 대응과 사후 성투넷
조치. '일하는 공무원'의 전형이었다.




▲ 현장으로 출동한 인력이 버려진 중앙분리봉을 치우고 있다./사진제공=도로과


반면 불법 현수막 단속을 맡은 건축과 옥외광고물 팀의 행정은 여전히 멈춰 있다.
건축과는 지난달 26일 "인력이 부족하지만,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19일이 지난 지금도 시내 곳곳은 불법 현수막으로 도배돼 있다.
특히 시가 직접 내건 축제·체육대회·행사 홍보 현수막은 단속에서 사실상 제외돼 있다.
<인천일보 9월29일자 '포천 거리 뒤덮은 현수막 '눈살''>
본지가 확인한 단속 실적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만6094건, 2023년 4만5372건, 2024년 5만3524건의 불법 현수막이 적발됐다. 하지만 실제 과태료 부과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대부분 공동주택 분양 광고에만 부과됐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은 상업용 현수막의 경우 반드시 허가나 신고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표시 기간과 설치 방법도 제한한다. 그러나 시는 이런 절차를 무시한 채 도심 곳곳에 자체 홍보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일부는 행사 종료 후에도 철거되지 않아 흉물로 남았다.




▲ 창수면 오가리 교차로 주변에 난무한 불법 현수막들. 시 주관 행사와 정치인의 추석 인사 홍보용 현수막까지 뒤섞여 있다.


한쪽에서는 신속한 대응으로 도시 이미지를 지키려는 공무원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법을 어겨가며 행정 신뢰를 떨어뜨리는 부서가 있다.
'일하는 공무원'과 '일하지 않는 공무원'의 온도 차는 결국 시민이 체감하는 행정력의 차이로 드러난다.
행사 준비의 허술함과 불법 현수막 방치, 그리고 책임 회피의 관행까지⋯시민들은 이미 '현장 행정력'으로 공무원을 평가하고 있다.
/포천=글·사진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