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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사는 정재룡(37)·가미소(34)씨는 7년 전 야구장에서 처음 만나 결혼에 성공한 부부다. 당시 두 사람이 응원하던 한화이글스가 LG트윈스에 4대12로 패해 기운이 쭉 빠지긴 했지만,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면서 연애를 시작했다. 결혼할 땐 청첩장에 ‘야구장에서 만난 우리. 서로에게 역전 만루 홈런 같은 행복이 되었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만루 홈런은 1 캐피털 ·2·3루에 모두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타자가 친 홈런을 말한다. 성공하면 4점을 낼 수 있다.
지난 1일 만난 아내 가씨는 “우리 부부는 아이가 한 번에 네 명이 생겼다. 만루 홈런을 쳤다”면서 웃었다. 부부는 작년 9월 네 쌍둥이 남매인 서하(아들)·시하(딸)·도하(아들)·율하(딸)를 품에 안았다. 네 아이 모두 개성이 다른 이란성이다 휴대폰 연체 . 남편 정씨는 “감정이 풍부하고 섬세한 첫째, 호기심 많은 둘째, 애교가 넘치는 셋째, 막내 티가 나서 귀여운 넷째와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했다.
애초 부부의 자녀 계획은 ‘0’명이었다고 한다. 아내 가씨는 “내가 누군가의 엄마가 된다는 게 상상이 안 되더라”며 “아이 키울 때 돈도 많이 들고 손도 많이 가니까 아이를 낳을 경기소상공 생각이 없다는 걸 먼저 밝히고 결혼했다”고 말했다. 그런 아내의 마음을 바꾸게 만든 건 남편의 행동이었다. 집안일 중 요리를 제외한 나머지 설거지, 청소, 침구 정리, 빨래 등은 남편이 도맡았다. 가씨는 “이런 모습을 3년간 한결같이 보여주니, ‘정말 가정적인 사람이구나, 아이 낳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남편 정씨는 “아빠로서 얼마큼 준비 국민은행 신용대출 돼 있는지 보여준 게 우리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씨가 임신했다. 시험관 시술이나 인공수정은 아니었다. 부부는 처음 병원에서 “배아가 3개 보인다고 해 세 쌍둥이로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다음 주 진료 땐 ‘네 쌍둥이일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남편은 “당시 의사 선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생님이 화면을 보여주면서 ‘하나, 둘, 셋, 넷’ 숫자를 세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고 했다.
아내 가씨에게 ‘네 쌍둥이 출산이 무섭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주변에서 네 쌍둥이를 접해 보지 않아 어떤지 잘 몰랐다”면서 “모르니까 크게 무섭지 않았다”고 했다. 네 쌍둥이는 임신 기간 동안 가씨를 크게 걱정시키지 않았다. 배가 불러올수록 화장실을 자주 가고, 똑바로 누워 잘 수 없는 건 힘들었지만 다른 부분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다태아는 임신 호르몬이 더 많이 나와 입덧이 심할 수 있음에도 가씨는 못 먹는 음식이 거의 없었다. 또 다태아는 이른둥이가 많은데, 네 쌍둥이는 목표했던 30주보다 한 달 더 뒤인 34주까지 엄마 뱃속에서 건강하게 머물러줬다. 남편은 “보통 네 쌍둥이 엄마들은 배가 너무 무거워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도 한다”며 “그런데 아내가 30주가 넘어서도 진료실에 아무렇지 않게 걸어 들어가니까 병원에서도 많이 놀라더라. 아이들이 엄마 고생 안 하게 도와준 거 같다”고 했다.
육아로 매일이 전쟁 같긴 해도, 스트레스가 크지 않다고 한다. 부부는 “아이들의 조부모와 회사 동료 및 상사들 덕분”이라고 했다. 현재 남편 정씨는 근무 중인 LX하우시스에서 5000만원,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에게 1억원을 출산 격려금으로 받았다. 또 LX하우시스는 교대 근무를 하던 정씨를 주간 근무가 가능한 부서로 이동할 수 있게 배려해줬고, 바자회를 열어 모은 돈으로 아기들 침대와 책 등 육아용품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정씨는 “아이들이 주변에서 정말 많은 사랑과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커서 그만큼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변에서 네 쌍둥이와 부부를 향한 따뜻한 시선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아내 가씨는 “육아는 한 인간을 키워내는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도 불구하고 노고를 인정받지 못할 때 산후 우울증이 온다”며 “저는 네 쌍둥이여서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많이 받아 우울감이 없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부부들에게도 그렇게 격려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부부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누구는 울고, 누구는 기어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면서도 “조금 더 크면 함께 야구장에 가고 싶다”고 했다. 부부는 네 쌍둥이 각자의 이름과 숫자 24가 박힌 주황색 한화이글스 유니폼도 마련했다. 가씨는 임신 기간 동안 야구장에 못 가는 대신 유튜브 ‘이글스티비’에 올라오는 선수들 영상, 한화이글스가 승리한 경기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주로 봤다. 그래서인지 야구 경기를 틀어주면 아이들이 집중해서 잘 본다고 한다. 남편 정씨는 “네 쌍둥이는 저게 홈런인지 안타인지 모르지만 관중이 환호하고 박수치는 소리와 그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6연석(붙어 있는 자리 6개)이 가능할지 걱정인데, 아이들과 같이 야구 보러 가는 날이 언제가 될지 기대된다”고 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조선일보가 공동 기획합니다. 위원회 유튜브에서 관련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선물한 행복을 공유하고 싶은 분들은 위원회(betterfuture@korea.kr)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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