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원 시인의 시집 '일요일의 예술가'. 김혜순 시인에 이은 난다시편 두 번째 시집으로, 미니 에디션인 '더 쏙'은 일반 시집의 절반 크기다. 출판사 측은 미니북은 당초 한정판으로 계획했으나 독자 수요가 많아 계속 제작한다고 밝혔다. 알라딘 제공


#. 김혜순 시인의 신작 시집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는 두 개 판형으로 출간됐다. 일반 시집 크기와 신용카드보다 살짝 큰 크기(7.5×11.5㎝)의 미니 에디션, '더 쏙'이다. 출간을 맡은 김민정 '난다' 대표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 손에 휴대폰 대신 시를 쥐어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들 바다이야기게임방법 고 다니다가 내키는 대로 펼쳐 맞닥뜨리는 시어의 힘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 출판사 '주머니시'는 담뱃갑 모양 케이스에 20편의 시가 낱장으로 담긴 '카드 시집'을 2018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가로 5.2㎝ 세로 9.2㎝의 '시거랫' 시리즈다. 지금까지 212명이 이 시리즈로 시를 발표했다. 지난해 시집 판매량 야마토게임장 은 2만3,000부로 3년 전(5,000부)보다 4배 이상 뛰었다.



'주머니시'의 시집 시리즈 '시거랫'이 서울 마포구 교보문고 합정점(왼쪽 사진)에 진열돼 있다. 교보문고·주머니시 제공


거거익선(巨巨益善·크면 클수 황금성릴게임 록 좋다)은 가라, 소소익선(小小益善)이다. 출판시장에 미니북 바람이 거세다. 미니북이란 보통 길이 10㎝ 안팎의 작은 판형 책이다. 텍스트힙(Text Hip·읽는 것이 멋지다) 열풍으로 휴대하기 편한 미니북을 선호하는 독자들이 많아서다.
미니북은 시집이 압도적으로 많다. 감각적이고 짧은 시가 미니북 형태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민음사는 바다신게임 지난해 9월 가로 7.4㎝ 세로 10.5㎝ 크기의 사랑 시 앤솔러지 '우리는 사랑하기 좋은 팔을 가졌구나'를 출간했다. 3,000부 한정판으로 제작했는데 단 하루 만에 매진됐다. 대학생 최모(23)씨는 "시간 될 때마다 꺼내서 볼 수 있어 미니북 시집을 종종 읽는다"며 "시집이 굳이 기본 책 크기로 나올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바다이야기고래

시인 10명의 사랑 시를 모은 시집 '우리는 사랑하기 좋은 팔을 가졌구나'. 한 손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3,000부가 하루 만에 다 팔렸다. 민음사 제공





안효림씨는 지하철 출퇴근 때마다 미니북을 주로 읽는다. 크로스백에 쏙 들어가 휴대하기 좋다. 책은 박선아 작가의 '우아한 언어'. 가로 10.4㎝ 세로 15.3㎝ 크기다. 안효림 제공


뛰어난 휴대성은 미니북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30대 직장인 안효림씨는 출퇴근 지하철에서 읽을 용도로 미니북 20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안씨는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읽으면 샛길로 빠지기 쉬운데 종이책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특히 고전 문학은 종이책으로 보는 게 더 집중이 잘 된다"며 "미니북을 보면서 쇼츠나 릴스를 보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미니북이 작고 귀여워 굿즈처럼 구매하는 사례도 많다. 미니북에 투명 비닐 커버를 씌워 가방에 달고 다니는 키링 등이 대표적이다. 안금선 '회전문서재' 대표는 "미니북의 경우 내용이 짧기 때문에, 단순히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 소장하고 싶은 책을 산다"며 "사진집처럼 들고 다니며 매일같이 보고 싶은 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선물용 구매도 흔하다. 직장인 조모(26)씨는 "선물 받는 사람이 책을 이미 읽었어도 미니북은 별도의 소장 가치가 있기 때문에 선물하기에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회전문서재'의 첫 번째 미니북이자 빠이 작가의 동화 '고양이산'. 성냥갑만 한 크기로, 손수 접어서 만든다. 회전문서재 제공





출판사 난다에서 미니북에 맞게 제작한 pvc 투명 커버. 알라딘 제공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책에 낙서하면 혼날 만큼 책을 신성시했다면 요즘엔 (책에 메모하는) 교환 독서도 하고, 필사도 하고, 책을 키링으로 달고, 책 읽고 러닝하는 모임이 생겼을 만큼 책이 놀잇거리가 됐다"며 "책의 굿즈화와 비주얼을 중시하는 20대 독자가 늘어나면서 미니북 등 책 디자인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김보현 인턴 기자 kimbh331@naver.com 기자 admin@slotmeg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