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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아나운서, 짬뽕과 짜장면 중에 뭘 더 좋아하세요?
저는 짜장면 좋아하는데요,
중국식 음식이긴 하지만 한국인의 소울푸드 아닌가요?
네, 그런데 우리만큼이나 북한에서도 상당한 인기라고 합니다.
북한의 해외판 기관지가 평양의 한 짜장면집을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짜장면이라는 이름은 같지만 그 맛은 우리와 확연히 다르다는데요.
북한에서 짜장면이 주목받는 배경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평양시내 서쪽 대표적 상업지구인 광복거리에 위치한 '향만루 대중식당'.
푸짐하게 차려진 식탁 위로 손님들의 젓가락이 분주히 오갑니주식투자성공기
다.
그런데 화면 속 이 음식, 어딘가 낯이 익은데요.
바로 짜장면입니다.
[김혜경/향만루 대중식당 책임자 : "우동, 짜장면, 뗀신(튀김)을 비롯한 기본 주식류들과 수산물 튀김, 닭 토막 찜, 돼지단초볶음을 비롯해서 정말 합치면 수십 가지의 요리가 잘 됩니다."]
1980년대 후반 문포스코ICT 주식
을 연 향만루 대중식당은 평양의 대표적인 중식당입니다.
가장 사랑받는 메뉴는 짜장면으로, 김정일의 특별 지시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오승현/향만루 대중식당 부원 :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구하기 힘든 자재로 만든 요리를 왜 선택하겠는가 하시면서 뗀신(튀김), 짜장과 같은 일반 대중 음식을 많이 만들어 봉사해야 한다고 말씀HIT골드 주식
하셨습니다."]
40년 가까운 전통을 가진 만큼, 면발 하나에도 자부심이 상당한데요.
[김국철/향만루 대중식당 요리사 : "짜장면의 맛을 살리려면 짜장 올의 질김도와 짜장 즙의 감칠맛이 배합되어야 합니다. 짜장 올의 질김도는 이 기계에서 4번 정도 밀 때 보는 바와 같이 탄성이 있고 고무줄처럼 끊어지지 않는 면이 만들어지피제이전자 주식
게 됩니다."]
밀가루로 반죽한 면과 그 위에 소스를 붓는 조리법은 우리의 짜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소스의 색이 조금 더 밝고 붉은빛을 띠는데, 이유는 바로 소스 재료에 있습니다.
[류혜숙/향만루 대중식당 요리사 : "아시다시피 짜장 즙에는 감자와 고기, 된장이 들어가지 않습니까? 즙이 구수주식투자강의
한 맛을 살리려면 우선 고기 졸이기와 된장 졸이기, 감자도 푹 삶아서 세 가지 맛이 어울려야 즙이 구수한 맛이 납니다."]
한국의 짜장면이 춘장에 캐러멜 소스를 더해 달콤하고 걸쭉한 소스를 사용했다면 ,북한 짜장면은 짭짤한 된장 볶음장을 기본으로 한 중국식 면 요리에 더 가깝습니다.
[조충희/굿 파머스 연구소장 : "거기에 들어가는 소스가 된장소스에요. 색깔도 검은색이 안 나고 약간 된장처럼 누런색이 나면서 돼지비계와 고기, 양파, 파, 콩나물 이런 채소들 넣고 그 위에 고추 고명 올려서 나왔거든요. 그때 그 맛이 된장으로 만들었으니까 (한국식 짜장면과) 완전히 맛이 다른 거죠."]
이 밖에도 평양의 최대 번화가에 위치한, 맛집이 모여있는 '창광 음식점 거리'의 '짜장면 전문점', 2012년 평양 중심부에 건설된 창전거리의 선경종합식당, 그리고 2019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친 평양 대성백화점 식당가에서도 북한식 짜장면을 맛볼 수 있습니다.
[평양 대성백화점 요리사 : "마침 손님이 중국 톈진식 짜장면을 주문했습니다. 그걸 이제 만들어서 봉사하려고 합니다."]
[북한 유튜버 : "(그럼 저도 짜장면 한 그릇 주문해도 됩니까?) 네, 그렇게 하십시오."]
["정말 맛있습니다. 요리사 동지의 수준이 정말 높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소개되는 짜장면, 수도 평양의 모든 주민이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은 아니라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찾는 사람에 비해 식당 수가 턱없이 적기 때문입니다.
[조충희/굿 파머스 연구소장 : "지금 북한의 상업망이라든가 식당의 분포 정도를 봐서는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일 거예요. 그러니까 실제 조선신보 기자가 짜장면 먹으러 갔다가 깜짝 놀랐을 거예요. 깜짝 놀라서 보고 이렇게 많이 오냐 그러니까 짜장면 열풍이 분다 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고…."]
또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대다수 북한 주민들에게는 외식은 여전히 매우 특별하거나 사실상 어려운 일인데요.
특히 한 그릇에 3~4달러, 우리 돈으로 4~5천 원 정도 하는 짜장면은 선뜻 사 먹기 어려운 가격입니다.
[장미/탈북민 : "솔직히 북한에서 식당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명절날이나 특별한 날에 들어가는 곳이란 말이에요. 국수가 제가 기억하기론 1만 5천 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북한 돈으로 1만 5천 원이면 2달러 정도 했던 것 같아요. 그 정도는 외식으로 쓸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그것보다 좀 더 금액이 나가면 일반적으로 쉽게 외식하기는 어려운 거죠."]
그럼에도 북한의 해외판 기관지로 불리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조선신보가 짜장면의 인기를 전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보도 중 "밀가루 음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는 대목은 밀 농사 확대와 밀가루 소비를 장려하고 있는 북한의 식량 정책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조선중앙TV/2021년 9월 : "인민들에게 흰쌀과 밀가루를 보장함으로써 식생활을 문명하게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조건을 지어주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2021년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밀가루 생산을 늘려 주민들의 식생활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후 전국적으로 밀 재배가 확산되고 밀가루 가공 공장도 잇따라 들어섰는데요.
북한은 이러한 농업 정책이 식량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자강도 농민 : "이거 우리가 농사지은 밀로 국수를 만드는 겁니다."]
[자강도 농민 : "밀 분배 타니까 이렇게 밀가루를 모아놨다가 아무 때나 해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대로 해 먹어 정말 좋습니다."]
주민들의 식생활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조선중앙TV : "식생활 구조의 개선, 이제는 이것이 앞날의 이상이 아닌 눈앞의 현실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짜장면을 띄우는 이유는, 밀가루를 이용한 식생활의 다양화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음을 선전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조충희/굿 파머스 연구소장 : "밀가루 음식의 다양화 정책을 홍보하는 목적도 있을 거고요. 그다음에 일정 정도의 밀가루 음식의 발전 과정이 있잖아요. 처음에는 그냥 국수 만들어 먹고 빵 만들어 먹다가 평양 밀가루 가공공장이 생기면서 꼬부랑 국수라 해서 라면하고 비슷한 국수가 나왔거든요. 꼬부랑 국수가 나왔고, 그다음에 즉석 국수가 나왔어요. 즉석 국수가 나오고 즉석 국수 나오면서 짜장면도 같이 수요가 많이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거죠."]
또 최근 북러 관계가 밀착하면서 러시아산 밀의 반입이 한층 수월해진 점도 북한의 분식 장려 운동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결국 평양에서 짜장면 인기는 단순한 음식 유행이 아니라 식량 정책의 변화와 대외 교류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되는데요.
그렇다면 평양의 짜장면 열풍은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전국으로 퍼져나갈 것이라는 점에는 전문가와 탈북민 모두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미/탈북민 : "제가 평양에 있을 때 아이스크림을 굉장히 맛있게 먹었거든요. 평양 아이스크림이 되게 맛있어요. 가격도 비싸고. 지방에 내려왔는데 아이스크림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 생각이 나서 아니 왜 지방엔 아이스크림이 없는 거야 하면서 툴툴댔는데 바로 1, 2년 있다가 평양 아이스크림이 지방까지 내려오더라고요. 그 정도니까 짜장면도 2년 이내에 곧 따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아가 이러한 흐름은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은 물론, 생활 문화 전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충희/굿 파머스 연구소장 : "옛날에는 북한에서 손님 오면 쌀밥에 콩나물, 두부 사다가 감자 반찬 이런 걸 집에서 여성들이 만들어서 대접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냐니까 라면 하나 끓여서 대동강 맥주 하나 올려놓으면 끝이라고 그러더라고요. 이것도 괜찮은, 비교적 성의 있는 손님 접대로 그런 문화가 퍼지고 있다고 해서 저도 깜짝 놀랐거든요. 북한이 원래 지역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확산하는 속도는 빠르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식량난 해소와 식생활 개선을 위해 정책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밀가루 음식의 장려 속에, 짜장면 한 그릇이 앞으로 북한의 식탁과 일상에 또 어떤 변화를 만들어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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