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찾아와 “사업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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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reo   댓글: 0   조회수: 4 날짜: 2025-05-19본문
불쑥 찾아와 “사업 도와달라”던 남편 한참 소식 없다가 아들에게 간병 부탁죽음조차 자녀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가 재산 정리 문제로 사망 1년 뒤에 연락강영애(오른쪽) 목사가 1974년 박근혜 당시 대한구국여성봉사단 총재와 함께 강화도를 방문한 모습. 강 목사 제공들꽃카페를 연 지 5년쯤 됐을 무렵이었다. 출근 전, 아들 정환이가 잠시 나를 보기 위해 카페에 들렀다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봉천동은 거리도 멀고 시간도 여의치 않습니다. 아파트를 정리해 서대문으로 오시면 오가며 자주 찾아뵐 수 있습니다. 저희 삼남매를 키워주신 어머니를 불편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네, 간병인을 둘 여유가 있으시다면 그러셔도 좋습니다.”누구 전화길래 이렇게 받나. 통화를 마친 아들에게 물었다.“아버지랍니다.”나는 어떻게 남편과 연락이 닿게 됐는지 아들에게 묻지 않았다.“그런데 왜?” “아픈데 옆에서 간병해줄 사람이 없나 봐요.”남편을 마지막으로 만난 건 내가 무료야간진료소에서 일하던 때였다. 당시 박근혜 총재가 공식 일정마다 나를 동행하면서 부총재로 불린 덕에 나도 언론에 자주 등장하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청와대 비서실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결려왔다.“부총재님, 어떤 남자분이 정환이 아빠라면서 바꿔 달라고 하시는데요.”“전화 돌려라.”나는 차분하게 그러나 냉정하게 물었다. “제게 왜 전화하셨죠?”“할 말이 있어. ○시까지 힐튼호텔로 나와.”나는 약속 시간에 맞춰 힐튼호텔로 향하던 중 함께 가던 비서에게 말했다.“호텔에서 어떤 사람을 만날 건데, 만약 그 사람이 손이나 발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제압해 입건시켜.”호텔 커피숍에 들어서니 그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무슨 일로 부른 거죠. 아이들 걱정은 마세요. 제가 유학까지 책임질 겁니다. 더 하실 말씀 있나요.”출판 일을 하던 남편은 “요즘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며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며 말했다.“그런 말씀이라면 더는 들을 이유 없습니다. 김 비서, 차 시동 걸어요. 아이들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건강하세요.”남편은 커피숍 통유리창 너머로 검은 세단에 오르는 나를 말 없이 지켜봤다. 김 비서가 문을 열자 나는 뒷좌석에 올랐고불쑥 찾아와 “사업 도와달라”던 남편 한참 소식 없다가 아들에게 간병 부탁죽음조차 자녀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가 재산 정리 문제로 사망 1년 뒤에 연락강영애(오른쪽) 목사가 1974년 박근혜 당시 대한구국여성봉사단 총재와 함께 강화도를 방문한 모습. 강 목사 제공들꽃카페를 연 지 5년쯤 됐을 무렵이었다. 출근 전, 아들 정환이가 잠시 나를 보기 위해 카페에 들렀다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봉천동은 거리도 멀고 시간도 여의치 않습니다. 아파트를 정리해 서대문으로 오시면 오가며 자주 찾아뵐 수 있습니다. 저희 삼남매를 키워주신 어머니를 불편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네, 간병인을 둘 여유가 있으시다면 그러셔도 좋습니다.”누구 전화길래 이렇게 받나. 통화를 마친 아들에게 물었다.“아버지랍니다.”나는 어떻게 남편과 연락이 닿게 됐는지 아들에게 묻지 않았다.“그런데 왜?” “아픈데 옆에서 간병해줄 사람이 없나 봐요.”남편을 마지막으로 만난 건 내가 무료야간진료소에서 일하던 때였다. 당시 박근혜 총재가 공식 일정마다 나를 동행하면서 부총재로 불린 덕에 나도 언론에 자주 등장하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청와대 비서실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결려왔다.“부총재님, 어떤 남자분이 정환이 아빠라면서 바꿔 달라고 하시는데요.”“전화 돌려라.”나는 차분하게 그러나 냉정하게 물었다. “제게 왜 전화하셨죠?”“할 말이 있어. ○시까지 힐튼호텔로 나와.”나는 약속 시간에 맞춰 힐튼호텔로 향하던 중 함께 가던 비서에게 말했다.“호텔에서 어떤 사람을 만날 건데, 만약 그 사람이 손이나 발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제압해 입건시켜.”호텔 커피숍에 들어서니 그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무슨 일로 부른 거죠. 아이들 걱정은 마세요. 제가 유학까지 책임질 겁니다. 더 하실 말씀 있나요.”출판 일을 하던 남편은 “요즘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며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며 말했다.“그런 말씀이라면 더는 들을 이유 없습니다. 김 비서, 차 시동 걸어요. 아이들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건강하세요.”남편은 커피숍 통유리창 너머로 검은 세단에 오르는 나를 말 없이 지켜봤다. 김 비서가 문을 열자 나는 뒷좌석에 올랐고 문이 닫힐 때까지 그의 시선은 유리창에 머물렀다.돌아오는 길, 나는 속으로 말했다. ‘제대로 봐 둬. 내가 어떤 사람인지.’그 날 이후 나는 남편을 다시 마주한 적이 없다.“간병을 도와달라”는 연락이 온 뒤로 남편으로부터 더는 소식이 없었다. 그리고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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