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무래도 사진은 회화와 같은 예술작품은 아닌 것 같다.반항적 예술 사조를 띤 작품들과 모더니즘 예술에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일’에도 성격이 있다.“어쨌거나 사진은 아름다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아마 그래서 내심 반박하고 싶었을 것이고, 마침 나를 만났을 때, 말이 입 밖에 나왔던 것 같다.그림의 ‘의미’도 대부분 거기서(형식에서) 파생되어 새롭게 태어난다.다소 느닷없긴 했지만, 자기 생각과 다르게, 평소 내가 아름다운 사진을 폄하하는 듯이 보이는 말을 자주 한 탓이었을 것이다.요즘은 플로리스트나 제빵사가 예술적 고뇌에 빠진다고 해도, 별로 어색하게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오리지널보다, 모사하고 표절하고 흉내를 낸 것들에 더 높은 가치를 인정한다면, 그건 옳지도 정의롭지도 않다.사진 분야에서 유난히도 그런 경향이 강한 것 같다.어떤 예술은마치 ‘아름다움’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훌륭한 예술은 선구적인 역할을 해서, 우리에게 미(美)를 감지하는 새로운 눈을 뜨게 만들어주기도 하는 것이다.또한 그는 삼각대를 펼치고, 렌즈 앞에 필터를 끼우고, 적당한 곳에 초점을 맞추고, 좋은 노출 값을 설정했으며, 긴 시간 기다린 끝에 그 아름다운 사진을 얻었을 것이다.도대체 그 사진들이 왜 ‘훌륭하다‘는 건지 얼핏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종종 있다.따라서 예술가들은 진부함을 벗어나 (이미 발굴되거나 발표된 것이 아닌) 새로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려고 애를 쓴다.그 밖에 사진만이 갖는 고유한 환경적 특성 때문에 혼란이 가중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따라서 (순수예술로서의 사진이라면) 사진도 당연히 아름다워야만 한다.‘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예술의 본질이고, 사진가들도 대부분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특히 사진을 회화처럼 바라보고, 그림과 같은 방식으로 다루려는 태도가 혼란의 원인이 된다.그리고 (이건 단지 내 생각일 뿐이지만) 나는 그런 방식들이 본질을 너무 많이 벗어난 것 같다.사진가가 (메시지가 담긴) 피사체를 직접 만들어서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피사체를 찍는다.그러니까, '아마추어사진가의 아름다운 사진은 일부 전문가들 사진보다 더 아름답지만, 새롭지는 않기 때문에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식으로 말을 할 수도 있겠다.하지만 그건 아닐 것이다.그렇다면...그는 그 사진들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고, 사진을 본 사람들은 풍경과 사진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그의 열정에 찬사를 보냈다.하지만 전제가 하나있는데, 그건 바로 ‘새로움’이다.‘의미를 담을까 형식미를 취할까?’다만 ‘아류’를 벗어나 새로운 걸 추구하는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는 약간 느낀다.눈은 뇌의 연장이고 뇌는 새로운 걸 보면 어리둥절해 하는 경향이 있다.모델이 아름다워야 사진이 아름다울 수 있고, 풍경이 뛰어나야 사진도 훌륭할 수 있다는 건 상식에 속한다."이게 뭐가 아름답다는 거야!"* 촬영메모기록과 증명을 위한 사진들, 즉 애초에 예술과 무관해 보이는 사진들이 순수(예술)사진과 뒤섞이면서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것이다.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회화가 추구하는 것은 ‘형식미’다.사진을 찍는 대부분의 기술과 방법들이 중복이거나 반복되며, 늘 피사체와 대상이 지닌 환경조건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사진집을 내고 사진 관련 에세이를 출판하는 사진가 중에 보도나 상업사진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은 걸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하고 이리저리 궁리를 해보기도 한다.거기서 중요한 건 ‘메시지’인 때문에, ‘메시지’를 위해서라면 ‘아름다움’은 희생할 수도 있는 문제다.그런 일은 기를 쓰고 멋진 피사체와 대면하려고 시도하는, 사진가의 무모한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그래서 예술을 정의하고 다루는 학문의 명칭도 ‘미학(美學)’ 아닌가.결과적으로, ‘아름다움’만이 절대적인 가치는 아닌 게 되는 셈이이다.아름다운 것을 알아보는 감각이 뛰어났고, 미에 대한 탐구의 열정이 넘쳤으며, 카메라와 같은 전자장치에 관심이 많았다.한데 그건 쉬운 일이 아닐 뿐더러 어쩌면 답이 없는 질문일 지도 모른다.새로운 걸 창안하는 것만 해도 힘든데, 그 결과물이 다른 것들보다 아름답기까지 해야 하니, 창작활동은 훨씬 더 어려운 문제가 된다.현실적으로, 사진의 주류가 분명 순수예술사진은 아닌 것 같다.또는 무모한 열정을 다스려서, 약간 더 영리하게 처신할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사진 그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그래서 혹시 그 때문에 내 마음 속에서 ‘아름다우면 대수냐?’는 식의 자격지심 같은 게 자라나게 된 것인 지도 모르겠다.내가 그렇듯이, 남들만큼 아름다운 사진을 보여 주지 못하는 경우, 아쉬움을 덜고 위안을 얻을 수도 있겠다는 얘기다.사진가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저 베껴서 옮겼을 뿐, ‘특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