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가 인근 강물로 침
강씨가 인근 강물로 침수된 깨밭을 바라보고 있다. 임성민 기자 지난 사흘 동안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충북지역에서도 피해가 커지고 있다.특히 폭우로 강물이 범람하면서 논과 밭이 진흙탕으로 변한 농가들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속수무책인 상황이다.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호계리의 한 농가.애호박과 깨 등을 기르고 있는 강경순(69·여)씨는 수확을 불과 20여 일 남겨두고 하루아침에 농사를 망쳤다.16~17일 이틀 동안 엄청난 비가 쏟아지면서 인근 병천천이 불어나 강씨의 비닐하우스 13개 동과 논밭을 덮쳤기 때문이다.하우스 바닥은 누런 진흙으로 가득 차 있었고, 애호박과 깻잎은 성한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창고에 보관 중이던 농기계까지 물에 잠기면서 진흙더미를 치울 엄두조차 못 내는 지경이다.강씨는 "어제 아침 8시쯤부터 물이 들어차기 시작해 순식간에 무릎까지 차올라 간신히 몸만 피했다"며 "이게 우리 생활의 전부인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강씨가 강물에 침수된 깻잎을 들어 보이고 있다. 임성민 기자 강씨는 농기계 부품 하나라도 더 건져내려고 분주하게 손을 놀리면서도 이날 밤부터 다시 많은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그저 한숨만 내쉬었다.인근 농가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환희1리에서 애호박과 고추,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김모(70대·여)씨는 침수된 농작물을 보여 망연자실했다.김씨는 "올해 초부터 애지중지 기른 자식과 같은 농작물인데 단 하루 만에 쑥대밭이 됐다"며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 눈앞이 깜깜하다"고 눈물을 보였다.충청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청주와 증평, 진천, 괴산, 음성 등 5개 시·군에서 모두 141.23ha 규모의 농경지 피해가 접수됐다. 축구장 약 200개와 맞먹는 규모다. 강물로 인해 진흙 범벅이 된 애호박 재배 현장. 임성민 기자 도로 침수와 제방 유실 등 관련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지난 16일 오후 6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 [뉴스데스크]◀ 앵커 ▶어제 극한 호우가 내린 지역을 저희 기자가 가보니, 여기저기 쑥대밭이 됐고 물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소들도 발견됐습니다.물살에 떠내려온 차들이 여기저기 박혀있었는데요.문다영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충남 예산 용동리, 드넓은 평야가 반 이상 물에 잠겼고, 비닐하우스도 절반만 모습을 드러냅니다.그제부터 내린 298mm 역대급 폭우에, 삽교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쑥대밭이 된 겁니다.마을 전체가 물에 완전히 잠겨 거대한 호수처럼 변했습니다.물은 제 종아리까지 차 있는데요. 어디가 논이고, 어디가 길인지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축사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폭우를 피해 스스로 빠져나온 소들은 길 위에 고립돼 오도 가도 못했고, 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허우적대는 소도 보였습니다.자식같이 키운 소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주민은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박미화/충남 예산군] "와서 지원을 나와서 소를 빼주든가 해야되는데 그런 것도 없고 지금.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어요. 가서." 마을 안쪽으로 더 들어가 봤습니다.아직도 무릎 높이만큼 물이 차 있습니다.물길을 헤치며 이동하는 사이, 저 멀리서 가방을 품에 안고 걸어 나오는 주민과 마주쳤습니다.집 1층이 다 잠겨, 아들 짐부터 챙겼다고 했습니다.[조상훈/충남 예산군] "<안에 뭐 들어있는지 다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아들이 대학생인데 리포트 써야한대서 노트북을 놓고 나와가지고 노트북하고 그리고 며칠 동안 입을 수 있는 내의…"10km 떨어진 봉림리 마을에는 산사태가 났습니다. 토사가 전봇대를 덮쳐 일대가 정전됐습니다."복구 작업 한다고요. <몇개가 무너졌는데요?> 5개. 고압주 5개가 넘어갔어요."충남 서산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이번 폭우 때 누적 강수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3일 동안 519mm가 쏟아졌습니다.물은 어느 정도 빠졌지만, 극한 호우의 참상은 그대로입니다.하천 주변 논에는 이렇게 물살에 떠내려온 차들이 곳곳에 박혀 있습니다. 운전석 쪽 문이 열려 있고요. 차 안과 밖이 진흙으로 가득 찼습니다.2백 년에
강씨가 인근 강물로 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