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마사이마라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 GETTYIMAGES 아프리카 대륙 동쪽, 적도가 지나는 나라 케냐. 열대우림과 고산지대, 붉은 대지와 드넓은 사바나가 공존하는 이 땅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인류 문명의 뿌리를 품고 있다.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는 1963년 독립을 맞았다. 격동의 근대사를 지나온 케냐는 오늘날 동아프리카 정치·경제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초현대적인 고층 빌딩과 낡은 상점, 그리고 도시와 초원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나라다. 케냐로 향하는 길은 멀다. 직항 노선은 없고, 중동이나 다른 아프리카 나라를 거쳐야 닿을 수 있다. 비행만 16~20시간 걸리는 먼 여정이다. 이번 여행의 종착점인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은 수도 나이로비에서 차로 약 6시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다. 윌슨공항에서 경비행기를 타면 이동 시간을 1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토록 긴 여정을 감수하게 만드는 것은 도착한 순간 마주하는 자연의 압도적인 아름다움과 생명의 떨림이다.사파리의 본고장풍경을 즐기면서 천천히 이동하고 싶은 이에겐 차량 이동이 매력적인 선택지다. 거친 흙길을 달리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지는 초원의 바람결은 케냐의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사파리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마사이마라는 세렝게티 초원과 맞닿아 탄자니아와 경계를 이루는 '대이동(Great Migration)'의 중심 무대이기도 하다. 마사이마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마사이족이 거주하는 대지이자, 동아프리카 최대 생태 보존지 중 하나다. 국립보호구역 출입은 반드시 인증받은 가이드와 차량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사파리 전문 로컬업체나 숙소를 통해 투어를 예약하는 게 일반적이다. 경비행기 이동편 역시 숙소 픽업과 연계된 상품이 대부분이다. 자유여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현지 전문업체를 통한 투어가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마사이마라를 여행할 때는 출국 전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고, 밤에는 반드시 모기장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야생동물보호구역 안에서는 차량 밖으로 나가는 것이 금지되며, 가이드 지시에 따라야 한다.마사이마라를 찾는 여행자는 대부분 보호구역 지난해 11월 한 20대 남성이 서울시 중구 동국대 서울캠퍼스에 붙인 "윤석열을 지켜라. 제1의 적은 페미니즘"이라는 내용의 대자보. X 캡처 6·3 대선에서 20대 남성 74.1%, 30대 남성 60.3%가 보수 진영 후보(김문수·이준석)에 투표했다는 출구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전 세대를 통틀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였기에 원인을 찾는 수많은 분석이 나왔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기획하고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 등 8인이 쓴 책 ‘폭주하는 남성성’은 이 투표 결과가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고 본다.남성들의 흉기 난동 사건,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사건, 딥페이크 성폭력, 성폭력 사건을 악용하는 사이버 레커, 안티페미니즘 운동 등과 연관돼 있다고 본다. 서로 달라 보이는 사건과 현상들을 관통하는 것은 여성 혐오를 기반으로 한 ‘유해한 남성성’이며, 책은 이를 ‘폭주하는 남성성’으로 명명한다. “우리 사회는 남성성의 폭력과 가해, 괴롭힘을 제어하는 데 실패”하고 있으며 “해로운 남성성들이 폭주한다”는 것이다. 이때 남성성은 남성 집단 일반의 특성이나 경향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성을 평가절하하며 구성되는 개념”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청년 극우 세력이 유례없이 결집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한다. 전광훈 등 극우 개신교 집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조직된 태극기 부대만 존재했던 ‘콘크리트 우파'에 2030 남성들이 대거 동참한 데는 안티페미니즘이 주요한 감정적 자원이 됐다는 것이다. “극우는 일관성 있는 정치적인 입장이 아니라, 타자에 대한 ‘적대’ 그 자체를 입장으로 삼기 때문”(권 소장)이다. 그러나 절망하긴 이르다. “우리 사회에 연대하고 환대하는 남성 시민의 자리, 제복을 입고도 국가의 폭력에 맞서고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는, 성찰하고 연대하는 남성 시민의 자리는 여전히 남아있다.”(권 소장) 폭주하는 남성성·권김현영 김효정 유호정 이리예 이우창 이한 추지현 황유나 지음·동녘 발행·292쪽·1만9,500원 남보라 기자 rarara@h
케냐의 ‘마사이마라